리더십, 역지사지에서 팔로워십을 배우다
신임 파트장이나 신임 팀장을 맡은 직원들의 대부분이 초기 몇 개월을 경험하고 나면 공통적으로 하는 소리가 있다.
“그 때 우리 팀장님이 왜 그러셨는지 알거 같아요.”
“제가 실무자로 일하는 거랑 직원을 데리고 일하는 건 너무 달라요.”
“차라리 제가 혼자 하면 더 쉬울거 같은데, 직원을 가르치며 하려니 더 힘들어요.”
“제 맘 같지 않더라구요.”
사람은 경험해 보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는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른다.
따라서, 내가 그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 입장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작은 규모더라도 리더가 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면 리더의 행동과 의사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리더십의 적, 차라리 혼자 일하는 게 편한 리더
리더가 되면 크던 작던 파트 또는 팀을 이끌어야 한다.
대부분의 리더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적어도 해당 조직에서 남들 보다 더 나으니까 리더가 됐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의 리더는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한다. 그리고 웬만하면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그만큼 경험과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더는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조직원도 성과를 내도록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잘 모르는 직원은 가르쳐야 하고, 세심하게 점검해 줘야 한다.
특히 주니어 직원일수록 그렇다.
그런데 일을 가르치다 보면 혼자 하는게 차라리 편할 것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이 일을 하는 지도 얘기해 줘야 하고, 일을 하는 방법과 순서도 알려줘야 한다.
일의 배경과 목적을 명확히 해주지 않으면 다르게 해석해서 일을 끝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앞뒤 상황을 다 알려줘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다 알려줬다고 생각해도, 막상 일을 해 온걸 보면 마음에 안든다.
특히 업무 마감 시간이 짧을수록, 급할수록, 중요한 일일 수록 가르치는데 쓸 시간이 없다.
많은 리더들은 그래서 혼자 일을 끝내는 걸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 한사람이 모든 것을 다 커버할 수는 없다
그런데, 리더는 일이 완수되게 해야 한다.
그것도 내 아래 직원 한명의 일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일이 진행되게 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내가 모든 일들을 다 챙기고 마무리 지을 수는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 차근 알려주고, 가르쳐서 직원들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직장에서는 조직이 움직여야 결국 시스템이 되고 체계화가 된다.
그래서 리더가 되면서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직원들의 성향과 역량을 잘 파악해서 업무를 잘 배분하고, 그 일을 완수할 수 있게 기회를 주고, 잘 못하면 가르쳐야 한다.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어느새 역량이 자란 직원들은 리더가 생각치 못했던 아이디어도 내면서 자기의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리더가 혼자 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지만, 결국 그 방식은 오래 갈 수 없다.
혼자 다 하려고 하면 머지않아 지친다.
직원들이 리더를 이해하게 만드는 방법
그 자리에 서보지 않으면 모른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상상해서 그 사람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직원들이 리더를 이해하지 못해 힘든 상황이라면, 리더가 될 기회를 만들어주는 방법도 있다.
소규모의 T/F나 파트를 구분해서 위에 선임에게 후배 직원과 일하게 하는 방법도 괜찮다.
한명이라도 직원을 두고 함께 일을 해 본 직원과 혼자서 일한 경험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리더를 이해하는 폭이 다르다.
리더의 입장이 되보면 리더를 이해하게 된다.
그럼 중간 경과도 더 잘 보고하고, 리더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더 잘 이해하고, 마감 시간이 되도 일을 안하면 리더가 얼마나 답답해 하는지도 이해하게 된다.
리더는 외롭다. 그러나 함께 할수도 있다.
리더가 되본 적이 없으면 리더가 외롭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마음이 후배와 함께 있는데 어느 순간 후배가 나와의 대화나 나와의 식사를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
그만큼 지위의 차이가 생긴다.
어떤 때는 책임감이 매우 무겁게 나를 누를때도 있다. 아랫사람이 일을 못하면 혼자서라도 마무리 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고, 어떤 결정을 내려도 직원들이 반가워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해야 할 때도 있다.
리더는 원래 그런 자리다.
가급적 소통하면서 서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지만, 리더가 모든 일을 다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러려니 해라.
그리고 당신의 상사를 생각해 봐라.
당신의 보스는 당신보다 더 외롭고, 더 힘들수도 있다.
그러니 당신의 부하 직원이 당신을 힘들게 하거든, 당신은 혹시 보스를 힘들게 하고 있지 않은 지도 생각해 보라.